이 글은 전반적인 독일어 능력 향상을 위한 글이 아니라, 독학하시는 분들을 위한 B1 시험대비에 초점을 맞춘 글이니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그렇다고 해서 시험대비용 공부가 독일어 능력 향상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니, 시험을 목표로 공부를 시작하시는 것도 좋은 스타팅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저는 전문가도 아니고, 독일어를 그렇게 잘하지 못하기 때문에 참고하시는 정도로만 봐주세요.
조금 자세하게 적느라 길이 길어졌습니다. 내용 중에 상당수는 아래에 소개 드릴 모의고사 문제집에도 설명이 되어 있는 내용인데, 아마도 처음 시작하시는 분들은 문제나 교재의 설명을 이해하기 조금 어려우실 수도 있습니다. 아이러니하게도 B1교재에 설명된 내용을 다 이해하실 수 있으면 이미 A2-B1의 실력을 가지신 분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미 어느정도 공부를 하셨고, 단지 B1 시험 내용이 궁금하신 분들은 시험 팁 정도만 보셔도 될 것 같습니다.
2017년 9월에 독일에 오면서 시원학교 1년 온라인 수강권을 끊어 오긴 하였으나 전체 분량의 30% 정도만 들은 것 같습니다. 초반엔 거의 듣지 못했고 수강 종료기간이 다 되어서야 출퇴근길에 틈틈이 봤습니다. 왕초보 1,2,3탄, 기초문법, 기초어휘 정도 들었습니다. 따로 복습이나 정리 같은건 하지 않고 그냥 시청만 했어요. 돈이 아까워서 들었습니다. (동기부여#1)
2018년 9월, 큰 아이가 VK(Vorbereitungsklasse)에서 정규 2학년으로 옮기면서 저도 같이 공부를 해야겠다(동기부여#2) 싶어서 같이 도서관에서 동화책을 빌려 읽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처음 시작 하실때는 동화책으로 공부하지 마세요. 아이들 책이 오히려 어렵습니다. 동사의 경우 과거형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고 표현이 다채롭습니다. 예를 들어, 먹다 essen을 게걸스럽게 먹다, 허겁지겁 먹다 등으로 표현하는데 이런 뜻의 동사가 따로 있어서 사전 찾다 시간 다 보냅니다. 시험에도 별로 도움이 안 되고요. 한 권 읽고 때려쳤습니다.
2019년 1월, 본격적으로 시험대비 공부를 시작한 시기입니다. 이때부터 4개월간 해서 5월 말에 B1시험을 보고 합격했습니다. 평일 하루에 3시간 공부하는 것을 목표로 계획을 세웠으나, 실제로는 일주일에 10시간도 간신히 채운 듯합니다.
공부 시작부터 시험까지 총 16주인데, 중간중간 휴일이나 방학이 있을 땐 여행도 가고 해서 대략 12주, 주당 평균 10시간 120시간 정도 공부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는 구체적으로 5월에 시험을 봐야겠다는 생각은 없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흐지부지 될 것만 같아서 3월에 시험 접수를 해버렸습니다.(동기부여#3) 접수비가 154유로였습니다.(이게 동기부여#3인 건가...) 결정적으로, 6월부터는 독일 날씨가 좋아서 놀러 다니기 좋기 때문에 어떻게든 5월까지 끝내고 놀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독일어 B1시험은 괴테 어학원에서 주관하는 괴테Goethe-Zertifikat B1와 텔크telc에서 주관하는 텔크telc B1 Zertifikat Deutsch(ZD)가 있습니다.
괴테: https://www.goethe.de/en/spr/kup/prf/prf/gb1.html
텔크: https://www.telc.net/pruefungsteilnehmende/sprachpruefungen.html
일반적으로 괴테 시험이 좀 더 어렵지만 더 보편적으로 인정을 해준다고 합니다만, 어차피 B1레벨에서는 괴테나 텔크나 큰 차이가 없는 것 같습니다. 괴테 시험비가 조금 더 비싸고 괴테 시험을 볼 수 있는 곳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보통은 텔크를 더 많이 보시는 것 같고, 저도 텔크로 보았습니다.
괴테 시험의 장점은 파트별로 재시험을 치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말하기 파트만 점수가 모자라다면 다음에 말하기 시험만 다시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텔크는 한 파트만 불합격해도 전체 시험을 다시 봐야 합니다.
<18.11 추가>
2019년 7월 15일부터 B1 이상 텔크 시험도 필기 시험과 말하기 시험을 따로 볼 수 있도록 변경 되었습니다.
그리고 시험 문제 및 난이도가 새롭게 조정되었으니 이 점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www.telc.net/fileadmin/user_upload/Informationsmaterial/agb_pruefungsordnung.pdf
https://www.telc.net/fileadmin/user_upload/Neuerungen_B1_und_B2.pdf
텔크 시험은 종류가 다양한데, DTZ 또는 telc Deutsch B1을 보시면 됩니다. DTZ는 VHS에서 하는 Intergrationkurs를 마치게 되면 보는 시험이 바로 A2·B1 DTZ(Deutsch-Test fuer Zuwanderer)입니다.
이 둘의 차이점은 DTZ는 점수에 따라 A2 혹은 B1으로 자격증이 나오고, B1은 60%의 커트라인을 넘지 못하면 그대로 불합격입니다. B1이 필요한 경우는 당연히 DTZ에서도 B1을 받아야 합니다.
교재를 구입하실 때에도 이 부분을 정확히 확인하시고 구입하셔야 합니다. 시험 문제 유형이 조금씩 다르기 때문입니다.(유형별 맞춤 학습 아시죠?)
여기서부터는 제가 본 telc Deutsch B1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시험은 크게 두 파트 필기시험Schriftliche Prüfung과 말하기시험Mündliche Prüfung으로 구성되며, 각 파트의 60% 이상을 받아야 합격입니다.
필기시험은 4가지로 구성되는데, 읽기Leseverstehen, 어휘/문법Sprachbausteine(Wortschatz und Grammatik), 듣기Hörverstehen, 쓰기Schriftlicher Ausdruck 입니다.
말하기 시험은 3가지로, 파트너와 신상 털기(Teil 1), 파트너에게 주제 설명하고 의견교환(Teil 2), 파트너와 작당 모의하기(Teil 3)입니다.
좀 재미있게 써봤는데요. 말하기 시험은 파트너 A와 B 둘이서 대화를 하는 시험이고 감독관은 지켜보며 A와 B를 평가합니다. 가끔 감독관이 수험자에게 직접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제가 이렇게 설명드리는 것보다 샘플 모의고사를 꼭 한번 해보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답안지 형식도 똑같기 때문에 실제 시험 보는 것처럼 연습하시는 것도 좋습니다.
글쎄요.. 이게 어려운 부분인데 독학이니까 각자 스타일대로 하고 싶은 공부 하시면 됩니다. 라고 하면 막 자괴감이 밀려오고 '내가 이거 보려고 여기까지 읽었나' 그러시겠죠?
이것저것 많이 건드려 보긴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문법과 모의고사 문제집을 집중적으로 공부했습니다.
이 두 권인데요. Grammatik Aktiv A1-B1 으로 문법을, Prüfungstraining 으로 모의고사 문제풀이 연습을 했습니다. GA는 워낙에 좋다고 소문난 책이고요. Prüfungstraining은 정말 친절하게 설명이 잘 되어 있습니다. 시험을 혼자 준비하시는 분들에게는 꼭 필요한 교재라고 생각해요.
사실 모의고사 문제집 하나만으로는 좀 부족한 감이 있어서 이 책을 한 권 더 보긴 했는데요. 다 보진 못했고 필요한 부분만 봤어요.
이 책은 좀 어렵습니다. 어휘도 어렵고요, 설명이 친절하지 않아요. 그런데 문법 내용 정리가 참 잘 되어 있습니다. 어렵지만 내용이 참 좋습니다. 위에 소개드린 두 교재와 함께 보충하시는 용도로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부분은 Telc B1 모의고사 문제를 같이 비교해 가면서 보시면 더 이해가 빠르실 것 같습니다.
우선 각 파트별 시험 시간과 점수 배점은 아래 표를 참조하시면 됩니다.
5.1 Leseverstehen
지문을 읽고 문제를 풀면 되는 아주 익숙하고 (그나마) 마음이 편한 파트죠. 3개의 Teil로 구성이 되는데,
1) Teil 1 - a부터 j까지의 제목(Title)이 보기로 주어지고, 1-5번 문제의 내용을 읽고 가장 알맞은 보기를 1개만 고르는 유형입니다. 문제의 개수보다 보기의 개수가 많기 때문에 혼란스럽지만 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다들 그러니까요. 나만 그런 거 아니니까요.
우선은 보기를 먼저 읽고 연관성이 큰 카테고리로 분류합니다. 카테고리가 최소 5개는 나와야 합니다. 왜냐하면, 문제가 5문제니까요. 예를 들면, (a, d, f), (b, g), (c, e, j), (i), (h) 이런 식으로 요. 그리고 카테고리의 주제를 옆에다 써놓습니다. 그리고 1번 문제를 읽었을 때 주제가 (c, e, j)에 해당이 되는 것 같으면, 다시 (c, e, j) 중에서 가장 적절한 답을 고르시면 됩니다. 그리고 2번 문제를 푸실 때는 (c, e, j)를 제외한 나머지에서 고르면 조금 범위를 좁힐 수 있습니다.
2) Teil 2 - 하나의 긴 지문이 주어지고, 문제 5개가 나옵니다. 한 문제당 a, b, c 3개의 보기가 주어지고 셋 중에 하나의 답을 고르는 유형입니다. 아주 전형적인 유형이기 때문에 따로 설명이 필요 없습니다만, 주의할 점은 반드시 정. 확. 한 내용을 지문에서 찾으셔서 답을 고르셔야 합니다.
보통은 어휘를 다 알지 못하기 때문에 약간의 상상력 보태서 나만의 스토리를 쓰기 마련인데 그렇게 하면 꼭 틀립니다. 어휘를 다 알아야 풀 수 있다는 말이 아니라, 최대한 아는 만큼 꼼꼼히 읽으시고 나름의 상상이나 의역에 의존하시면 안 된다는 말씀입니다.
3) Teil 3 - 10개의 문제가 있고, 12~13개 정도의 보기가 주어집니다. 역시 가장 알맞은 보기를 1개만 고르는 유형입니다. Teil 1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방식으로 푸셔야 합니다. 우선 문제를 읽고 내용을 파악한 후, 비슷한 보기를 골라내야 합니다. 보통 2~3개 정도 골라집니다.
Teil 1이 보기를 먼저 봤다면 Teil 3는 문제를 먼저 봐야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알맞은 보기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이때는 보기에서 억지로 고르시면 안 되고 x로 표시를 해야 합니다. 경험상 10문제 중 x가 1~2개 정도는 꼭 있고요. x가 없었던 적은 없었습니다. 3개 이상인 적도 없었습니다. 또 한 가지 주의할 점은 11-a로 정답을 선택했는데 이게 오답이라면, 결과적으로 2문제를 틀리게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정답이 a 이어야 할 다른 문제의 답을 다른 것으로 고르게 될 테니까요. 즉, 마지막까지 진짜로 100% 확실한 답이 아니면 답을 확정 짓지 마시고 항상 가능성을 오픈해놓고 두루두루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5.2 Sprachbausteine
문법적 지식이 필요한 부분입니다. 2개의 Teil로 구성되나 큰 의미는 없고요. 쉽게 말해서 빈칸 채우기입니다. 총 20문제이지만 배점은 좀 낮아요. 지문에 빈칸이 있고 빈칸에 알맞은 답을 고르는 유형인데 문맥도 중요하지만 문법적으로 풀이를 하셔야 합니다.
주로 성. 수. 격. 에 따른 적절한 대명사, 전치사, 부정관사, 정관사, 접속사, 동사의 변형(현재 완료/수동태), 형용사 어미변화 등에 관한 문제들이 나옵니다. 먼저 보기를 보시고, 출제 의도를 빠르게 파악하는 게 중요합니다.
예를 들면, 보기에 a) eine b) einen c) einer 라고 나왔다면 이건 성과 격에 따라 변하는 부정관사를 찾는 문제이므로 그것만 빠르게 파악하시면 됩니다. (어디서 많이 들어본 빈칸 앞뒤만 잘 보면 된다는 이야기)
z.B.) bei _____ Firma 라면 bei + 3격 그리고 Firma는 여성이므로 정답은 c) einer(여성 3격 부정관사)
한 가지 팁이라면, 문법을 달달 외우지 않아도 문제를 많이 풀어보고 관련 문법만 그때그때 찾아보고 복습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https://www.instagram.com/dw_deutschlernen/
https://www.facebook.com/dw.learngerman/
위 링크는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DW 페이지인데요. 매일 빈칸 넣기 형식의 문제와 정답이 10개 정도 제공됩니다. 부담 없이 SNS 하실 때 틈틈이 풀어보시면 그래도 도움이 되실 거예요.이때 댓글도 잘 보시면 좋은데 댓글에 문제 풀이를 달아주는 사람들이 꼭 있습니다.
5.3 Hörverstehen
듣기 파트입니다. 문제는 2번씩 들려 드립니다. 잘 듣고 풀어주세요~ ㅎㅎ 듣기 능력을 단기간에 향상하는 것은 사실 어렵습니다. 하지만 시험에 강한 주입식 교육의 피해자 oder 능력자인 저희들은 충분히 잘 듣고 푸실 수 있습니다.
우선 Teil 구분 없이 제가 생각하는 듣기 연습 방법입니다.
위의 방법으로 몇 번 반복하시다 보면, 일부러 오답을 유발하는 함정이 보이실/들리실 거예요.물론, 최대한 많이 듣고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문제를 풀기 위해 어떤 부분을 정확히 캐치해야 하는지 어느 정도 감이 생기면 그 부분에 조금 더 신경 쓸 수 있게 됩니다.
그리고 이건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지문을 듣기 전에 문제를 먼저 다 읽어두시는 게 좋습니다.
5.4 Schriftlicher Ausdruck
쓰기 파트입니다. 누군가로부터 온 편지 혹은 이메일이 문제로 주어집니다. 이 편지를 읽고 이에 대한 답장을 쓰는 것이 문제인데 답장에 꼭 들어가야 할 항목이 4가지가 주어집니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은 편지의 형식(호칭/인사말/맺음말 등)과 답장해야 할 4가지 항목입니다. 총 45점 중에 틀리거나 빠뜨린 항목에 대해 감점을 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형식 부분은 몇 가지 사항만 외우면 되니 절대 감점되는 일이 없어야 하겠고요. 각 항목당 2 문장 정도로 답장을 쓰시되, 한 문장 내에서 두 가지 이상 항목에 대한 답이 들어가면 좋지 않습니다. 쓰는 순서는 상관이 없고, 철자를 틀리거나 문법을 조금 틀리는 것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정확하면 더 좋구요)
일단 처음부터 편지를 쓰라고 하면 참 막막한데요. 모의고사 정답지에 나온 모범답안을 베껴쓰기부터 하시면 좋습니다. 베껴쓰기 하면서 위에 말씀드린 편지의 형식이 어떤 것인지, 인사말과 맺음말은 어떻게 썼는지, 각 항목에 대한 답장 내용은 무엇인지 구분해서 체크하시구요. 그러고 나서 보지 않고 직접 써보시는 연습을 하시면 되는데, 이때 Redemittel을 익히시면 좋습니다.
Redemittel이라는 건 패턴이라고 해야 되나.. 정해진 구문 같은 것인데요. 예를 들면,
이런 식으로 ... 에 들어갈 단어나 문장만 바꿔치기 해서 쓰는 걸 말합니다. 구글에 Redemittel B1 이런식으로 검색하셔도 많이 나오고요. 제가 간단하게 몇 가지 정리한 것 첨부할게요. 여기엔 말하기 시험 Redemittel도 같이 정리해 두었습니다. 쓰기 연습을 하실 때에는 위에 링크된 샘플 모의고사 뒤쪽에 쓰기 답안지 형식이 있으니 프린트하셔서 사용하시면 쓰기 분량 맞추는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쓰기에서 가장 중요한 점! 당연히 스스로 많이 써보는 것이 좋지만, 나보다 잘하는 누군가에게 꼭 첨삭을 받으셔야 합니다. 첨삭을 통해서 문법적으로 틀린 부분을 체크하고 복습할 수 있고, 더 좋은 표현/어휘를 배울 수 있습니다. 혼자 공부하시는 분들에게 가장 핸디캡이 될 수 있는 부분인데요.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방법을 찾으셔야 합니다.
우선 italki라는 앱을 소개해 드릴게요. https://www.italki.com/app
인터넷 사이트도 연동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다양한 외국어를 공부하는 앱입니다. 나의 모국어와 배우고 싶은 언어를 설정하고요. SNS에 올리듯이 내 메모장에 글을 쓰면 누군가 와서 첨삭을 해줍니다. 나 또한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는 다른 사람들에게 첨삭을 해줄 수도 있구요. 그밖에 유료로 온라인 과외 선생님도 구할 수 있어요. 찾아보시면 이와 유사한 앱이 많습니다. 그 밖에 각종 독일어를 공부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활용하시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5.5 Mündlicher Ausdruck
드디어 가장 많은 분들이 가장 많은 걱정을 하시는 말하기 시험이 되겠습니다. 점수는 75점이지만 60%인 45점을 넘기지 못하면 전체 시험이 불합격되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파트 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역시 우리는 시험 합격이 목적이므로 시험에 필요한 말하기만 연습하면 되겠습니다.
마찬가지로 당장 문제를 보고 무언가 말로 대답을 하라고 하면 엄청 더 막막한데요. 이 부분은 일단 쓰기부터 연습합니다. 문제를 보고 내가 말할 내용을 천천히 생각해보고 일단 쓰세요. 그리고 쓴 내용을 소리 내어 읽어보는 순서로 연습합니다. 발음이 아주 중요하지는 않지만, 너무 더듬거리지 않고 한 번에 읽을 수 있는 정도로(적당히 끊어서) 연습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1) Teil 1
파트너와 기본적인 내용에 대한 질문을 하고 질문에 답하는 형식이고, 정해진 문제이기 때문에 가장 쉽게 그리고 가장 확실히 준비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그리고 감독관에게 나의 첫인상을 심어주는 시간이기 때문에 배점은 가장 낮지만 가장 잘 준비해야 되는 파트이기도 합니다.
넌 이름이 뭐야? 라고 질문하면 상대방이 난 누구야. 넌 이름이 뭐야?
상대방이 질문하면 대답하고, 그런 다음 같은 질문을 상대방에게 하는 걸로 충분합니다. 이때 조금 더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는 팁은요.
100이면 90이, Wie heißt du? 라고 물어보는데요. 그럼 대답을 하고, 반대로 내가 상대방에게 물어볼 땐 표현을 조금 바꿉니다. Wie ist dein Name? 이런 식으로 요.또는 Wie heißt du denn? (근데)넌 이름이 뭐야? 이런 식으로 denn 이런거 붙여서 추임새(?)를 넣는 거죠.
이렇게 한 가지 질문에 대해 2가지 정도 다른 표현을 미리 준비해놓고 외우시는 겁니다. 질문을 먼저 만드시고, 그에 대한 답변도 준비를 하시면 Teil 1은 준비 끝입니다. 조금 욕심을 내신다면, 이름이 뭐야 라는 질문에, '한국 이름은 xx인데 부르기 힘들면 yy라고 불러도 돼' 이런 식으로 확장해서 준비하셔도 좋구요. (여유가 되시면.. ㅎㅎ)
주의하실 점은 대답은 안하고 다른 질문을 한다던가, 그걸 왜 물어보느냐, 또는 맞춰봐라 이런 대답만 안 하시면 돼요.
꼭 정확한 사실에 근거한 답변을 하실 필요는 없구요. 나이 같은 거 조금 속이셔도 됩니다. ㅎㅎㅎ
2) Teil 2
쓰기 시험과 달리 딱히 정해진 형식은 없기 때문에 자유롭지만, Teil 2에서는 어느 정도 내가 편하게 말할 수 있는 형식을 정해놓고 연습을 하시는 게 좋습니다.
예를 들면, 이렇게 사람이 나온 그림이라면 아래와 같은 식으로 말하는 순서를 정해놓고 연습하는 겁니다.
Auf dem Foto gibt es einer Frau, die Sabine heißt. 이 사진에 여자가 한 명 있는데 이름이 Sabine 이야.
이 문장을 하나만 외우시고, 남자가 나오면 einem Mann으로 바꾸고 이름도 따라서 바꿔서 말해주시면 됩니다. 문법적으로는 관계대명사라는 고오급 B1 문법이 들어간 문장이 되고요.
그 뒤에 한 두문장 정도 그림에 대한 설명을 하시고요. 예를 들면, '그녀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고 여행을 간 것 같다. 즐거워 보인다.' 요정도로...
이 부분도 몇 가지 연습해 두시면 좋은데, 옷, 안경, 모자 등등을 썼다/입었다 는 표현 알아두시구요. 머리색은 무슨 색이다. 요런거.. ~처럼 보이다 aussehen 요 정도 동사 알아두시면 좋구요.
그러고 나서, 그림 옆에 쓰여있는 내용을 살짝 요약해서 말해주시면 내 차례는 끝납니다. 요약할 때는, Sie findet, dass ... 이런 Redemittel 활용하시구요. (첨부된 Redemittel에 정리되어 있어요)
파트너 차례에 똑같은 방식으로 얘기를 할 거구요. 잘 듣고 있다가 끝나면 질문 하나씩 주고받으면 시험은 끝입니다.
3) Teil 3
파트너와 주어진 문제에 대해 주거니 받거니 의견 교환을 하는 방식입니다. 주로 어떤 일을 계획하는 내용인데요, 중요한 점은 대화 중에 반드시 언급해야 할 항목이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에 대한 내용은 반드시 들어가고요. 조금 구체적으로 음료나 식사, 또는 선물은 누가 준비할지, 비용은 어떻게 정산할지 이런 내용이 나옵니다.
마찬가지로 Redemittel 활용하시고, 내용의 전개는 주제 언급 먼저 하시고 하나씩 차례대로 얘기하시면 됩니다.
내 생각에는 ... 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라고 이야기를 시작하면 상대방은 99% 동의를 할거구요. 그러면서 그럼 나는 ~~~을 할게. 이렇게 대답이 나올거고, 그럼 또 무조건 좋다고 하심 됩니다. 대략적으로 이런 패턴으로 반복하시면 되는데, 가끔 삼천포로 빠지는 사람이 있다고 해요. 그럴 때는 '우리 ~~~에 대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아' 라고 잠깐 끊고 바로 잡아주는 센스 발휘하시고요.
그리고 Teil 3에서 중요한 점은 상대방 의견에 동의/반대 하는 표현을 꼭 해야 하는데요. 한마디로 리액션이 중요합니다. 여기서 팁은 반대하는 표현은 과감히 포기하셔도 됩니다. 무조건 동의하시구요, 동의하는 표현 두어가지 정도 익혀주시면 좋습니다. Gute Idee나 Stimmt 이런거요~
이번 장에서는 제가 경험한 시험 진행과정을 바탕으로 시간 배분과 그 밖에 소소한 팁에 대해 말씀드릴게요.시험 장소에 따라서 약간 차이가 있을 수도 있다는 점 참고해 주세요.
6.1 필기시험 팁
위에 설명드렸듯이 시험은 크게 2파트 필기시험과 말하기 시험으로 나뉘고요. 시험지도 각각 필기 시험지와 말하기 시험지를 따로 줍니다. 중요한 부분인데 필기 시험지에는 1) Leseverstehen, 2) Sprachbausteine, 3) Hörverstehen, 그리고 4) Schriftlicher Ausdruck까지 모든 문제가 다 있습니다.
1과 2를 합쳐서 90분 동안 보게 되고요, 90분이 끝나면 답안지를 제출하고 장소 이동해서 듣기와 쓰기 시험을 따로 보게 됩니다. 듣기 시험 30분은 거의 시간 여유가 없다고 보시면 되고, 쓰기 시험도 30분이 약간 모자랄 수도 있습니다.
즉, 1+2에 주어진 90분에서 최대한 시간을 남기시고, 듣기 문제 미리 읽어두시고, 쓰기 문제도 미리 내용을 보시고 쓸 내용을 생각해 두실 수 있어요.
※ 공식적으로 문제를 미리 봐도 되는 것은 아니고, 감독관이 뒤에 넘겨보지 말라고 얘기를 하는데요. 한두 번 정도 경고를 들을 때 까지는 적당히 눈치껏 보시면 됩니다.
사실 저는 경고 무시하고 ㅜㅜ 쓰기 문제 보고 어떤 것을 쓸지 미리 시험지에다가 조금 쓰기도 했었는데요. 그러다 급기야 시험지와 답안지를 뺏기고야 말았습니다.
실격처리되는 거 아닌가 불안하기도 했는데 아래 결과를 보시다시피 쓰기 점수가 27/45점이 나왔습니다. 공교롭게도 27점은 정확히 60%에 해당하는 점수라서 아마 패널티를 받은 것이 아닌가 추측만 하고 있습니다.
연필, 지우개, 손목시계, 생수 등은 미리 준비하시면 좋구요. S반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실 거라면 혹시 모를 연착에 대비해서 조금 일찍 가시는 게 좋습니다. 점심시간에 외출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으니 초콜릿 같은 것들 미리 챙기시구요.
6.2 말하기 시험 팁
필기시험이 끝나면 점심시간이 주어지고 오후부터 말하기 시험을 시작하는데, 미리 파트너가 누군지, 내가 시험 보는 시간이 언제인지 알려줍니다. 가볍게 식사와 커피 드시고 시간 맞춰서 오시면 되는데 가급적이면 일찍 오셔서 파트너와 얘기를 많이 해보시는 게 좋습니다.
긴장도 풀 겸 간단한 대화 나누면서 Duzen 할지 Siezen 할지도 미리 정해두시고요.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파트너 억양이나 발음을 미리 익혀두시는 게 좋아요. 다들 외국인들이라 국적도 천차만별, 발음 및 억양도 다양해서 정말 알아듣기 힘든 경우도 있어요. 제 파트너는 이탈리아 남자 사람이었는데, 알아듣기 조금 힘들어서 시험 보는 동안 서너 번은 다시 말해달라고 물어봐야 했었습니다.
Telc B1의 경우 말하기 시험 시작 전에 미리 시험지를 주고 약 20분간의 시간을 줍니다. 가방과 핸드폰은 따로 두기 때문에 미리 연필 한 자루 따로 챙겨두시고, 파트너랑 떨어져서 골방에 들어갑니다. 20분 동안 미리 말할 내용을 생각할 수 있기 때문에 수월한 부분이기도 하구요. 시험지에 메모해 두셔도 됩니다. 반면 DTZ는 이런 시간이 없다고 하니, 필기시험 준비만 잘 된다면 DTZ보다 B1이 쉬울 수도 있습니다.
시험은 사설 어학원과 같은 교육기관에서 대행하고 있습니다. Telc 홈페이지에서 검색하시고, 시험 일정 및 접수 방법은 각 기관에 별도로 문의하시면 됩니다.
저는 Stuttgart 근처라 inlingua Stuttgart에서 시험을 보았습니다. https://www.inlingua-stuttgart.de/startseite.html
여기는 방문접수만 받고 있고, 여권과 응시료 지참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시험 결과 사진은 있어야겠죠? 장황하게 설명한 것 과는 달리 점수는 그리 좋지 못합니다. 갑자기 신뢰도 확 떨어지고.. 막.. 그러죠?? ㅋㅋㅋ
미천한 실력이지만 어떤 분들에게든 작은 부분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좋을 것 같구요. 포기하지 마시고 열심히 공부하셔서 다들 저보다 더 좋은 결과 얻으시기를 기원합니다. ^^
※ 내용 중 잘못된 부분이나 같이 공유할 만한 내용이 있으면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언제나 환영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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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라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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